미안한 어른들의 작은 성의 ‘여수 공공심야어린이 병원’
취재본부 김 시 정 기자 지역소식
여수 2024.01.03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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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7일 여수시장실에서는 여수시와 여수중앙병원 간의 ‘공공심야어린이병원 운영 협약식’이 열렸다.
협약에는 여수중앙병원은 매년 2억 원 이상의 운영비를 자체 부담해 2024년부터 평일 저녁 11시, 주말(토·일) 및 공휴일 오후 6시까지 소아청소년들을 진료하고, 시는 이에 따른 행정적 지원과 운영비를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협약식에서 정기명 여수시장은 “이번 협약은 소아청소년 경증환자에게 적시에 의료 서비스를 지원코자 시와 시의회, 민간이 모두 협력한 결과”라며, “적극 협조해준 의회와 적자를 감수하고 용단을 내려준 여수중앙병원 박기주 원장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전남 최초 공공심야어린이 병원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시와 시의회, 여수중앙병원 등 민관이 하나 되어 6년 만에 이루어낸 결실
시는 지난 2017년부터 의사회와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수차례 공모 참여 요청 등 설득에 나섰지만, 그간 희망하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
민선8기에 들어서도 보건복지부 정책사업인 달빛어린이병원과 관련, ‘소아청소년 야간 및 휴일 진료기관 운영’을 핵심 공약사업으로 내걸고 이의 유치를 위해 수차례 운영 병원 공모를 진행했다.
하지만, 여전히 의료계의 반응은 냉랭했다.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인력을 구하기도 어렵고 불을 보듯 뻔히 예상되는 적자를 감수해야하기 때문이다.
저출산과 인구감소로 야간 소아청소년 환자가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야간 진료시간을 연장할 경우 고액연봉의 의사 등 의료 인력을 충원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전국적으로 소아과 의사가 부족해 인력충원 자체가 어렵고, 야간운영의 경우 주간보다 많은 비용이 소요돼 병원운영에 어려움이 크다.
이에 시는, 올해 여수시의회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지방중소도시 소아청소년 필수 의료를 위한 ‘여수시 공공심야어린이병원 지원 조례’를 제정했고, 이를 근거로 여수중앙병원과 협의에 나서 극적으로 협약에 이르렀다.
▲정부 정책사업인 달빛어린이병원과 맞닿은 ‘여수 공공심야어린이 병원’
“갑자기 열이 나고 배가 아픈 아이들을 둔 부모 입장에서는 밤늦게까지 진료하는 달빛어린이병원을 매우 반가워하고 있고, 실제 환자들이 많이 오고 있다”며, “응급실에서 아이들을 안고 들어오는 어머니들을 보면 밤늦게 운영하는 병원이 그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다음 커뮤니티 ‘브런치 스토리’에 글을 올린 한 달빛어린이 병원에 근무하는 의사의 글이다.
달빛어린이병원은 밤늦게 아픈 아이들이 심야에도 편히 진료를 받은 수 있는 병원이다. 보건복지부의 지정을 받아 전국 광역자치단체 59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울산과 강원, 경북 등은 아직도 미지정 구역이다.
‘여수 공공심야어린이 병원’은 그 명칭만 다를 뿐 취지와 진료시간 등 달빛어린이병원과 동일하게 운영된다.
여수 공공심야어린이 병원인 여수중앙병원은 지난 21년 8월 둔덕2길 6-3번지에 지하 1층 지상8층, 95개(현재 204개) 병상 규모로 개원했다.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환자중심의 따뜻한 병원”을 목표로 내과와 정형외과, 마취통증의학과, 소아청소년과, 영상의학과, 가정의학과, 직업환경의학과, 통합치의학과 등 8과목에 대해 진료한다.
▲적자 감수하고 용단 내린 여수중앙병원 박기주 원장
“내 자식을 치료한다는 마음으로 어린 아이들을 돌보겠다”
최근 만난 여수중앙병원 박기주 원장은 이 같이 밝히며 현재상황과 병원운영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그는 “현재 실력 있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구인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전국적으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너무나 부족하고, 특히나 지역(여수)사회에서의 의사구인은 하늘의 별따기 보다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그러나 계속 기다리기에는 환자의 불편이 가중 될 것으로 판단돼 우선 기존 본원 소속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제가(가정의학과) 직접 진료에 나설 생각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빠른 시일 내에 실력 있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채용해 진료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협약식 당시 박 원장은 “소아청소년의 의료 필수성은 공감하면서도 심야병원 운영의 어려움(적자 발생 등)과 병원개설 초기 병원경영의 안정화 미흡으로 참여에 많이 망설였다”며, “하지만, 개원 2년이 지난 지금은 여수중앙병원도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자 운영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힌바 있다.
우리 아이들을 제대로 보살피지 못한, 미안한 어른들이 마련한 작은 성의.
내년 문을 열 ‘여수 공공심야어린이병원’의 그 역할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협약에는 여수중앙병원은 매년 2억 원 이상의 운영비를 자체 부담해 2024년부터 평일 저녁 11시, 주말(토·일) 및 공휴일 오후 6시까지 소아청소년들을 진료하고, 시는 이에 따른 행정적 지원과 운영비를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협약식에서 정기명 여수시장은 “이번 협약은 소아청소년 경증환자에게 적시에 의료 서비스를 지원코자 시와 시의회, 민간이 모두 협력한 결과”라며, “적극 협조해준 의회와 적자를 감수하고 용단을 내려준 여수중앙병원 박기주 원장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전남 최초 공공심야어린이 병원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시와 시의회, 여수중앙병원 등 민관이 하나 되어 6년 만에 이루어낸 결실
시는 지난 2017년부터 의사회와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수차례 공모 참여 요청 등 설득에 나섰지만, 그간 희망하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
민선8기에 들어서도 보건복지부 정책사업인 달빛어린이병원과 관련, ‘소아청소년 야간 및 휴일 진료기관 운영’을 핵심 공약사업으로 내걸고 이의 유치를 위해 수차례 운영 병원 공모를 진행했다.
하지만, 여전히 의료계의 반응은 냉랭했다.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인력을 구하기도 어렵고 불을 보듯 뻔히 예상되는 적자를 감수해야하기 때문이다.
저출산과 인구감소로 야간 소아청소년 환자가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야간 진료시간을 연장할 경우 고액연봉의 의사 등 의료 인력을 충원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전국적으로 소아과 의사가 부족해 인력충원 자체가 어렵고, 야간운영의 경우 주간보다 많은 비용이 소요돼 병원운영에 어려움이 크다.
이에 시는, 올해 여수시의회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지방중소도시 소아청소년 필수 의료를 위한 ‘여수시 공공심야어린이병원 지원 조례’를 제정했고, 이를 근거로 여수중앙병원과 협의에 나서 극적으로 협약에 이르렀다.
▲정부 정책사업인 달빛어린이병원과 맞닿은 ‘여수 공공심야어린이 병원’
“갑자기 열이 나고 배가 아픈 아이들을 둔 부모 입장에서는 밤늦게까지 진료하는 달빛어린이병원을 매우 반가워하고 있고, 실제 환자들이 많이 오고 있다”며, “응급실에서 아이들을 안고 들어오는 어머니들을 보면 밤늦게 운영하는 병원이 그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다음 커뮤니티 ‘브런치 스토리’에 글을 올린 한 달빛어린이 병원에 근무하는 의사의 글이다.
달빛어린이병원은 밤늦게 아픈 아이들이 심야에도 편히 진료를 받은 수 있는 병원이다. 보건복지부의 지정을 받아 전국 광역자치단체 59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울산과 강원, 경북 등은 아직도 미지정 구역이다.
‘여수 공공심야어린이 병원’은 그 명칭만 다를 뿐 취지와 진료시간 등 달빛어린이병원과 동일하게 운영된다.
여수 공공심야어린이 병원인 여수중앙병원은 지난 21년 8월 둔덕2길 6-3번지에 지하 1층 지상8층, 95개(현재 204개) 병상 규모로 개원했다.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환자중심의 따뜻한 병원”을 목표로 내과와 정형외과, 마취통증의학과, 소아청소년과, 영상의학과, 가정의학과, 직업환경의학과, 통합치의학과 등 8과목에 대해 진료한다.
▲적자 감수하고 용단 내린 여수중앙병원 박기주 원장
“내 자식을 치료한다는 마음으로 어린 아이들을 돌보겠다”
최근 만난 여수중앙병원 박기주 원장은 이 같이 밝히며 현재상황과 병원운영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그는 “현재 실력 있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구인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전국적으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너무나 부족하고, 특히나 지역(여수)사회에서의 의사구인은 하늘의 별따기 보다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그러나 계속 기다리기에는 환자의 불편이 가중 될 것으로 판단돼 우선 기존 본원 소속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제가(가정의학과) 직접 진료에 나설 생각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빠른 시일 내에 실력 있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채용해 진료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협약식 당시 박 원장은 “소아청소년의 의료 필수성은 공감하면서도 심야병원 운영의 어려움(적자 발생 등)과 병원개설 초기 병원경영의 안정화 미흡으로 참여에 많이 망설였다”며, “하지만, 개원 2년이 지난 지금은 여수중앙병원도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자 운영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힌바 있다.
우리 아이들을 제대로 보살피지 못한, 미안한 어른들이 마련한 작은 성의.
내년 문을 열 ‘여수 공공심야어린이병원’의 그 역할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 취재본부 김 시 정 기자 jyn93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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